우울과 불안을 양손에 쥐고 살던 시절을 견디게 했던 꼼지락들을 모았습니다. <br />손대기만 하면 부서지는 것들을 굴리려고 애쓰는 쇠똥구리 같았지요. <br />시 언저리를 서성이는 동안 저는 조금씩 뿌리내리며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. <br />어느 날 제가 꼭 쥐고 있던 슬픔과 우울과 불안이 지쳐서 모로 누운 엄마의 뒷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<br />그날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. <br />우울과 불안을 꽉 쥐지 않고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게 말입니다. <br />그 작은 과정들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.

지나가는 마음들
인어공주에 대하여
희망의 색깔
욕심
마음에 둔다는 것
당신에게, 안녕
4월, 월요일
월요일
오후 2시 25분
서른아홉
일기
게으른 소파의 추억
나무
희망을 셈 해보다
계절이 주고 간
봄, 무늬
꽃샘추위
초록의 세모
3월에서 4월까지
목련
목련이 지면
자목련
다시, 5월에
장미, 비에 젖는다
능소화 단상
여름 비
여름
절망의 열기
여름의 끝
구절초
초록이 다할 때까지
빗방울 몇 알처럼 그렇게
겨울 나무에서
거기 서서 가만히
황룡강
이양 가는 기차
회정리에서
백양사의 밤
정남진에서 만난 별
은수사
축령산
초당 가는 길
세연정
조금나루
오십천의 아침
송참봉 조선마을
청우당 할머니
독립문 바위
다시 백양사에서
은밀한 핑계
백련사2
용담해안도로 따라
상아아파트를 지날 때
동물원에서
염전에서
가라앉은 우울
순환의 고리
동백
나비의 기억
구름의 두께
나무
불꽃놀이
비오는 날
별
고등어
영동 그 집
어머니
지독한 모녀
오래된 사이
느리게 가는 시계
꽃잠이 든 할머니
해를 이고 다니는 거북이
유년의 뒷마당
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