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사와 변론으로 40여 년 세월을 넘기고 보니, 자연스레 책이나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관념에서 뛰쳐나오게 되었다. 현장의 생생한 사건들을 다루면서 고운 마음씨의 억울한 피해자에서부터 악의적이고 뻔뻔한 가해자까지 두루 만나게 되었다. 그 과정에서 진짜 삶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, 내밀한 인간의 마음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. 그러한 시간 속에서 생동감 있는 이야기 소재가 쌓여 갔다. 그 소재들은 늘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.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, 철학적인 나의 고민과 융합되어 자꾸만 뭐라도 쓰라고 밀어붙인다. 그러니 나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. 또 이제야말로 제대로 뭔가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.
저 : 추호경
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 소설도 쓰고 자작 희곡을 공연하는 한편 문리대 《형성》지를 창간했다. 보병 소대장과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사법시험을 거쳐 검사로 근무했다. 재직 중 서울대에서 보건학 석 ·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.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 등 사인(死因)을 정확히 밝혀야 할 사건들과, 마약범죄 · 의료과오 · 보험사기 등 보건의료 전문 분야 사건들을 주로 담당했다. 법무부 법무심의관 ·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쳐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을 끝으로 25년 검사 생활을 마쳤다. 2012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초대 원장으로 취임, 의료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 후 현재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다. 『의료판례해설』, 『의료과오론』, 『명심보감 다시 읽기』 등의 전문서와 교양서를 펴낸 바 있고,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.
저자와의 소통: E-mail/choolaw@naver.com
머리글
Ⅰ
15분 늦게 가는 시계
립서비스
톱 우먼
광과민증
19년째 타는 자동차
생일
살기 좋은 곳
거울 속의 아버지
Ⅱ
평가자와 평가받는 자
결정적인 도움
양복지 사건
맞춤법과 멍석
원하는 것과 옳은 것
남자가 갖춰야 할 것
마을변호사
화광동진
Ⅲ
콜럼버스의 달걀
이름
점(占)
우산
애국가
버킷리스트
잣대
당황과 황당 사이
Ⅳ
토끼와 거북이
거꾸로 보기
대화 내용 모두 삭제
거리두기
피해자 코스프레
담
동병상련
비교에 대하여
Ⅴ
영원한 친구
바보스러움
청소를 하다가 문득
농담
겨울도 좋다
이제 수식어는 가라
손님
에움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