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작품은 인류 연극사에서 매우 위대한 반(反) 전쟁 연극 중 하나로 꼽힌다. 펠로폰네소스 전쟁(BC 431-404) 중 집필하여 아테네가 패전한 지 1년 후 발표된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으로 촉발된 사건 중 특히 최후 패망의 포성이 있기 전 마지막 몇 시간을 배경으로 삼으며, 전쟁으로 한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그린다. 포로로 잡혔던 남자들이 모두 학살되고, 부녀자와 어린 아이들이 정복자의 전리품이 되어 노예로 팔려가는 순간에도 전쟁을 부추긴 지배 세력들이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는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 이 작품은, 공정하고 고귀한 아테네식 민주주의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에우리피데스의 사상이 밀도 있게 반영되어 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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